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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약하면 삶이 흔들린다.
아무리 지식이 많고 건강한들 마음이 약하면 삶이 흔들린다.
불교 설화집 《비유경(譬喩經)》에 나오는 〈안수정등(岸樹井藤)〉 내용을 소개한다. '한 나그네가 아득히 펼쳐진 넓은 벌판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사방에서 사나운 불길이 일어나고, 코끼리 한 마리가 사납게 달려든다. 죽을힘을 다해 도망가다 언덕 아래에 이르러 우물 하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마침 등나무 넝쿨이 그 우물 안으로 드리워져 있었다. 급한 김에 넝쿨을 붙잡고 우물 속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우물 바닥에는 커다란 구렁이 세 마리가 입을 벌리고 있고 위에는 독사 네 마리가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한편 위를 쳐다보니 설상가상으로 넝쿨 윗부분을 흰쥐와 검은 쥐가 번갈아 가면서 갉아 먹고 있었다.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어디선가 달콤한 액체가 얼굴에 떨어졌다. 마침 허기가 진지라 이것을 핥아먹으며 살펴보니 나무 위에 지어놓은 벌집에서 흘러내린 꿀이었다. 나그네는 방금까지 두려워했던 상황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떨어지는 꿀을 먹으려고 온 정신을 쏟고 있다.'라는 내용이다.
이 설화는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에서도 달콤한 꿀을 받아먹느라 자신의 위기 상황을 까맣게 잊어버린다는 이야기로 여기서 꿀은 식욕·성욕·물욕·명예욕·수면욕을 뜻하는데 다가오는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오욕(꿀)에 빠져 살아가는 삶을 비유하고 있다. 지혜가 부족하고 마음이 약하면 자신의 삶을 돌아보지 못하고 눈앞의 달콤함에 현혹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선인들의 지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다면 눈앞의 달콤함에 현혹되지 않는 좋은 버팀목이 될 것이다.
수천 년을 넘어온 불멸의 지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있다. 30년, 50년 더 살아온 지혜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세상이다. 불과 100년 전에 믿었던 진리라는 것들이 오늘날 퇴물이 되어 버리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무려 수천 년 전의 지혜가 시대를 관통해 오늘날까지 커다란 지혜를 주고 있다.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존재하는 것이다. 오랜 세월 역사 속에서 검증되고 살아남은 보석 같은 지혜이다. 가히 불멸의 지혜라 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와 대화할 수 있다면 애플의 전 재산을 넘겨줄 수 있다.”라고 했다. 그만큼 ‘고전(古典)속에는 풍성한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라는 것이다. 고전은 그 시대의 산물로 수많은 현자(賢者)와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삶과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수천 년을 넘어올 수 있었던 그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보다 강한 자신이 됨은 물론이고 자신의 품격은 한 단계 올라갈 것이다.
명언도 공감이 필요하다. 공감이 돼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
많은 곳에서 논어, 맹자, 공자 등 경전의 가르침을 접하게 되지만, 좋은 '글' 또는 새로 얻은 '지식'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지식 하나 쌓았을 뿐, 선인의 말씀이 소위 말하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느낌'은 없다. 비단 수천 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다. '운동은 건강에 좋다.', '담배는 해롭다.' 등 살면서 많은 충고나 조언을 듣지만, 허공 속 메아리 중에 하나로만 느껴진다. 건강이 나빠져야 비로소 이런 조언들이 마음속 깊이 와 닿게 된다.
마찬가지로 명언이라 해도 공감이 안 되면 단순히 머릿속 지식으로만 존재할 뿐, 마음속 깊이 새겨지지 않는다. 경구의 뜻을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뜻의 진짜 의미와 느낌까지 제대로 이해해야 공감을 하고 내 것이 될 수 있다.
〈안수정등(岸樹井藤)〉에서 보듯이 위기 앞에서 달콤한 꿀 따위가 중요하지 않은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을 테지만, 설화 속 주인공처럼 막상 그 상황에 닥치면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아는 것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많은 지식보다 ‘한마디 말’이나,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 한마디 말이 충분히 공감돼야 비로소 내 것이 되고, 나의 품격이 올라갈 것이다.
1장 삶의 자세
고난이 사람을 만든다 - 십대애행(十大碍行)
늘 꾸준 하라 – 불파만 취파참(不怕慢 就怕站)
남을 탓하지 말라 – 반구저기(反求諸己)
자신을 항상 경계하고 관리하라 – 만이불일(滿而不溢)
부족함을 채우라 – 양생지도(養生之道)
한결같은 평상심을 유지하라 – 감어지수(鑑於止水)
항심(恒心)을 가져라 – 적연부동(寂然不動)
자신에 엄격하라 – 책기지심(責己之心)
자신을 먼저 바르게 하라 – 수기치인(修己治人)
나부터 살펴라 – 추기급인(推己及人)
자신을 감추라 – 자절사(子絶四)
자신의 삶을 살자 – 기자불립(企者不立)
잘못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아라 - 맹구주산(猛狗酒酸)
약속을 지켜라 – 증자살체(曾子殺彘)
변해야 산다 - 부중지어(釜中之魚)
관념에서 벗어나라 – 백척간두(百尺竿頭)
현명하게 대처하라 – 서제막급(噬臍莫及)
유연함으로 강함을 이겨라 – 유능승강(柔能勝剛)
낮은 곳에서 시작하라 – 등고자비(登高自卑)
자신을 살펴보라 – 조고각하(照顧脚下)
2장 몸과 마음가짐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 신언불미(信言不美)
말을 삼가라 – 삼복백규(三復白圭)
세치 혀를 조심하라 – 다언삭궁(多言數窮)
화(禍)는 입에서 생긴다 - 화종구생(禍從口生)
말을 아껴라 – 석언여금(惜言如金)
늘 새롭게 살자 – 작비금시(昨非今是)
성냄과 욕심을 버려라 – 징분질욕(懲忿窒慾)
일시적 현상에 미혹되지 말라 – 일엽폐목(一葉蔽目)
삶에 정직하라 – 출생입사(出生入死)
현실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 - 제행무상(諸行無常)
진솔한 삶을 살라 – 곡굉지락(曲肱之樂)
가짜인 ‘나’를 버려라 – 굴기하심(屈己下心)
정성을 다하라 – 빈자일등(貧者一燈)
작은 것부터 하라 – 필작어세(必作於細)
억지 부리지 마라 – 삭족적리(削足適履)
마무리를 잘하라 – 신종여시(愼終如始)
항상 감사하라 – 일반지은(一飯之恩)
집착하지 말라 – 사벌등안(捨筏登岸)
지조(志操)를 지켜라 – 세한송백(歲寒松柏)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 전화위복(轉禍爲福)
3장 배움과 진리
배움을 중시하라 – 학무지경(學無止境)
배우고자 할 때 가르치라 - 줄탁동시(啐啄同時)
늙어서도 배워야 한다 - 병촉지명(炳燭之明)
바르게 가르쳐라 - 불교불명(不敎不明)
요점을 파악하라 – 강거목장(綱擧目張)
노력으로 이루라 – 수유필강(雖柔必强)
습관이 인생을 결정한다 - 묵자비염(墨子悲染)
진실은 밝혀진다 - 장두노미(藏頭露尾)
사람 보는 안목을 키우라 – 구징지(九徵至)
뿌린 대로 거둔다 - 인과응보(因果應報)
근본을 바르게 하라 – 규구준승(規矩準繩)
몸으로 터득된 지혜만이 나를 밝힌다 - 도가전 불가수(道可傳 不可受)
겉보다 속이 중요하다 - 피갈회옥(被褐懷玉)
실상(實像)을 보라 – 원후취월(猿猴取月)
본질을 보라 – 견지망월(見指忘月)
진리를 바로 보라 - 영정중월(詠井中月)
물에서 배우라 – 상선약수(上善若水)
애증(愛憎)은 예측하기 어렵다 – 여도지죄(餘桃之罪)
옳고 그름을 분별하라 – 시비이해(是非利害)
나아가고, 물러남에는 때가 있다 – 지족불욕(知足不辱)
4장 성찰과 경계
지나치지 말라 – 과유불급(過猶不及)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 – 이청득심(以聽得心)
눈앞의 이익을 조심하라 – 견리망의(見利忘義)
견디며 기다려라 – 천강대임(天降大任)
의리를 지켜라 – 폐간상시(肺肝相視)
한결 같아라 -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
사람과 사물을 제대로 보라 – 백락상마(伯樂相馬)
남의 허물을 들추지 마라 – 취모멱자(吹毛覓疵)
시간을 아껴라 – 일촌광음(一寸光陰)
여유를 가져라 - 유유자적(悠悠自適)
때를 기다려라 – 절치부심(切齒腐心)
늘 부지런 하라 – 근능보졸(勤能補捽)
작은 것을 중시하라 – 견소왈명(見小曰明)
큰 것을 보라 – 축록고토(逐鹿顧兎)
모욕을 견디라 – 타면자건(唾面自乾)
늘 꾸준 하라 – 수적천석(水滴穿石)
어리석게 굴지 말라 – 망수행주(罔水行舟)
의(義)롭게 살라 – 사생취의(捨生取義)
쉽게 포기하지마라 하면 된다 - 노마십가(駑馬十駕)
대의(大義)를 생각하라 – 경중완급(輕重緩急)
5장 군자의 도
자연에서 배워라 – 현묘지덕(玄妙之德)
덕을 배워라 – 신예절지(信禮節智)
덕(德)을 행하라 – 음덕양보(陰德陽報)
베풀고 살라 – 세답족백(洗踏足白)
혼자 있을 때 더욱 조심하라 – 신기독(愼其獨)
자신부터 덕을 세워라 – 반신수덕(反身修德)
오는 복을 소중히 여겨라 – 석복수행(惜福修行)
바른 즐거움을 찾아라 - 익자삼요(益者三樂)
본심을 찾아라 - 구방심(求放心)
부모를 공경하라 – 입효출제(入孝出弟)
효를 다하라 – 백유읍장(伯兪泣杖)
초연하라 – 탁영탁족(濯纓濯足)
잘난 체 하지 말라 – 광이불요(光而不耀)
혈기와 여색과 물욕을 조심하라 – 군자 삼계(君子三戒)
타인을 존중하라 – 일월삼주(一月三舟)
허리를 굽혀라 – 겸양지덕(謙讓之德)
덕(德)을 갖추라 – 목계지덕(木鷄之德)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 – 마중지봉(麻中之蓬)
몸과 마음을 정화하라 – 정행검덕(精行儉德)
삶에 만족 하라 – 안빈낙도(安貧樂道)
리혜(梨蹊) 권병선
(전) 고등학교 한문교사
도혜(桃蹊) 장규채 선생 한문 사사(師事)
한국문인협회 회원
사단법인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지도위원
저서 초학한자(지식과 감성)
고전의 향기(지식과 감성)
시집 샤갈의 코스모스